고양이 치아흡수성 병변의 시작
최근 고양이가 사료를 자꾸 떨어뜨리거나, 입 주변을 만지면 심하게 예민하게
반응하나요?
이런 행동은 단순히 입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치아흡수성 병변이라는 고양이 구강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 질환은 치아가 겉에서부터 서서히 녹아 없어지는 자가흡수성 질환이에요. 고양이의 몸이 스스로 치아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해요. 문제는 진행 속도가 빠르고, 통증이 심하다는 점이에요.
따라서 조금 불편해 보이지만 괜찮겠지하고 넘기면 안 돼요.시간이 지날수록 손상
부위가 넓어지고, 결국 발치가 필요한 단계로 악화될 수
있어요.
초기에는 겉으로 티가 잘 안 나기 때문에, 사료를 떨어뜨리거나 입을 비비는 행동이
반복된다면 조기 치과 검진이 중요해요.
고양이 치아흡수성 병변이란?
고양이의 치아가 안쪽부터 녹아내리는
질환이에요.
특히 치아의 중심층인 상아질(dentin)이 파괴되면서 치아 신경이 외부에
노출돼요.
이 신경이 노출되면 사소한 자극에도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요.
이 질환은 ‘충치’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원인을 가지고
있어요.
충치는 세균이 표면을 부식시키는 반면, 치아흡수성 병변은
몸의 세포가 스스로 치아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적 과정이에요.
고양이 치아흡수성 병변 원인 4가지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음과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 면역 이상 반응: 고양이의 면역세포가 치아를 ‘외부물질’로 착각해 파괴해요.
- 칼슘 대사 불균형: 칼슘이 부족하거나 과하면 치아 재흡수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돼요.
- 만성 염증 자극: 치석, 세균 감염, 바이러스성 자극이 지속되면 파괴 세포가 활성화돼요.
- 유전적 요인: 아비시니안, 시암 같은 품종은 발병률이 높아요.
즉, 단일 원인보다는 면역·대사·염증·유전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복합 질환이에요.
어떤 치아가 먼저 녹을까?
치아흡수성 병변은 대부분 아래턱의 제3소구치(작은 어금니)에서
시작돼요.
이 부위는 씹는 힘이 집중되고, 잇몸과의 경계에 세균과 치석이 쉽게 쌓여요.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X-ray로 보면 치근부가 이미 녹아 있는 경우가 많아요.
통증 신호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이유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통증을 숨겨요.
그래서 보호자가 “밥은 잘 먹는데 괜찮은가 봐요”라고 느껴도, 실제로는 심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어요.
아래와 같은 행동을 보인다면 의심해야 해요.
- 사료를 씹다가 자꾸 떨어뜨려요.
-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려 해요.
- 침을 흘리거나 입에서 거품이 나요.
- 구취가 심하거나 잇몸이 붉게 부어요.
- 얼굴을 비비거나 턱을 긁어요.
- 입 주변을 만지면 강하게 피하거나 화를 내요.
이런 행동은 대부분 치아흡수성 병변이 3단계 이상 진행된 경우에
나타나요.
하지만 1~2단계처럼 초기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요.
다만, 아주 세밀하게 보면
씹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사료를 삼키는 방식이 달라지는 미묘한 변화가 생겨요.
이런 작은 변화는 보호자가 평소 식사 습관을 잘 관찰하지 않으면 놓치기 쉬워요.
그래서 치아흡수성 병변은 보이면 이미 늦은 질환이라고도
해요.
초기 단계에서 병변을 발견하면 발치를 피하거나, 최소한 통증 없이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많아져요.
치아흡수성 병변 진행 5단계, 통증의 변화
고양이의 치아흡수성 병변은 진행 단계에 따라 통증 정도와 치료 방향이 달라져요. 단계별 특징을 이해하면, 보호자가 어느 시점에서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요.
- 1단계: 치아 표면인 법랑질이 손상되기 시작해요. 이때는 겉으로 거의 티가 나지 않지만, 일부 고양이는 음식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요. 통증은 약한 수준이에요.
- 2단계: 손상이 상아질까지 확장돼요. 상아질은 신경을 감싸 보호하는 층이라, 이 부위가 녹으면 시큰하거나 찌릿한 통증이 생겨요. 민감도가 높아지고 통증은 중간 정도로 올라가요.
- 3단계: 치수(치아 속 신경)가 외부로 노출돼요. 찬 음식이나 마찰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고, 사료를 씹다가 떨어뜨리는 행동이 잦아져요. 이 단계의 통증은 매우 심한 수준이에요.
- 4단계: 치아 대부분이 녹아 형태가 변형돼요. 잇몸이 붓고 염증이 동반되며, 통증으로 인해 먹는 양이 급격히 줄어요. 통증은 극심한 단계로, 즉시 수의학적 처치가 필요해요.
- 5단계: 치관(보이는 치아 부분)이 잇몸에 덮여 겉으로는 사라진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신경은 남아 있어서 고통이 계속돼요. 겉보기엔 나아진 것 같아도, 내부에서는 염증과 신경통이 진행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5단계에 도달하더라도 통증이 사라진 것이 아니에요. 치아 내부 신경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통증이 이어지며, 발치 등 전문 치료가 필요해요.
초기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진행될수록 먹는 습관이 달라지고 구취나 침흘림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보인다면 가능한 한 빨리 치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발치가 필요한 시점
치아흡수성 병변은 약으로 치료되지 않아요. 치아 구조가 이미 파괴되기 시작했다면, 발치가 유일하고 확실한 치료법이에요.
보통 3단계 이상에서 발치를 고려하게 돼요. 이때는 치수(치아 신경)가 노출되어 통증이 심하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4단계 이상에서는 치아 형태가 심하게 변형되어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통증 완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발치가 필요해요.
치아흡수성 병변은 손상 형태에 따라 세 가지 유형(Type 1~3)으로 분류돼요. 이 분류는 어떤 방식으로 치근이 파괴되었는지에 따라 수술법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이에요.
- Type 1 병변: 치근(치아 뿌리)이 그대로 남아 있어요. 이 경우 감염과 염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치근을 포함한 전체 발치가 필요해요. 즉, 눈에 보이는 치아뿐 아니라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통증이 사라져요.
- Type 2 병변: 치근이 뼈와 융합되면서 스스로 흡수된 형태예요. X-ray에서 뿌리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죠. 이런 경우에는 전체 발치보다 치관절제술이 더 안전해요. 이는 남은 뿌리를 건드리지 않고 윗부분(치관)만 제거하는 방식이에요. 고양이가 받는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른 편이에요.
- Type 3 병변: Type 1과 Type 2의 형태가 섞여 있는 복합형이에요. 어떤 치아는 뿌리가 남아 있고, 또 다른 부분은 흡수되어 사라져요. 이때는 한 입안에서도 치아별로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해요. 즉, 한쪽은 전체 발치, 다른 쪽은 치관절제술을 병행하기도 해요.
많은 보호자분들이 “메우면 되지 않을까?”라고 물어보시지만, 레진이나 충전재로 메우는 수복치료는 일시적이에요. 치아가 계속 녹기 때문에 결국 통증이 재발하고, 수복 부위 아래에서 병변이 확장돼요.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는 병든 치아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에요.
1~2단계에서는 발치하면 안 될까?
1~2단계는 보존 가능한 시기예요. 아직 치근이 온전하고 신경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뽑기보다는 정기검진과 진행 억제 관리를 우선으로 해요. 너무 일찍 발치하면 멀쩡한 치아를 잃을 수 있고, 씹는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반면, 3단계 이후부터는 신경이 노출되고 통증이 지속되기 때문에 이 시점부터는 보존이 불가능해요.
발치 후에도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많은 보호자들이 “이빨을 다 뽑으면 밥을 못 먹지 않을까?”라고 걱정하지만,
고양이는 씹기보다 삼키는 습성이 강해요.
즉, 발치 후에도 충분히 먹을 수 있고, 오히려 통증이 사라지면 식욕이
돌아와요.
딱딱한 사료는 물에 불려주거나, 작은 알갱이 사료로 바꿔주면 됩니다.
치료 후 관리법
치료 이후에도 재발을 막기 위한 관리가 중요해요.
- 정기검진: 1년에 한 번 이상, 마취 후 치과 X-ray 포함
- 양치 습관: 주 3회 이상, 고양이 전용 칫솔과 항균 치약 사용
- 영양 관리: 너무 단단한 간식이나 뼈 형태 간식은 피하세요.
- 면역 조절: 만성 구내염이 있는 경우, 면역 보조제나 항염 치료 병행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습관
- 정기 스케일링: 치석과 염증을 줄여 세포 자극을 완화해요.
- 비타민 D 과잉 주의: 영양제 과다 복용은 칼슘 대사 이상을 일으켜요.
- 행동 관찰: 음식을 떨어뜨리거나 한쪽으로 씹는다면 바로 검진 받아야 해요.
- 정기 구강 검진: 마취 후 촬영 시 숨은 병변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요.
충치와 치아흡수성 병변의 차이
고양이의 구강 질환 중 가장 혼동하기 쉬운 것이 바로 충치와 치아흡수성 병변이에요. 두 질환은 겉보기에 비슷하지만, 원인과 진행 과정, 그리고 치료 방향은 완전히 달라요.
- 원인: 치아흡수성 병변은 세포가 스스로 치아를 녹이는 면역 관련 질환이에요. 충치는 세균이 산을 만들어 치아를 부식시켜요.
- 통증: 치아흡수성 병변은 신경이 노출되어 통증이 매우 심해요. 충치는 초기엔 약하지만 진행되면 통증이 커져요.
- 치료: 치아흡수성 병변은 발치가 원칙이에요. 충치는 충전이나 보존 치료가 가능해요.
- 예방: 치아흡수성 병변은 명확한 예방법이 없어요. 충치는 꾸준한 양치로 예방할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FAQ): 치아흡수성 병변 치료와 관리
Q1. 자연적으로 낫나요?
아니요. 치아 조직이 한 번 녹기 시작하면 다시 재생되지 않아요. 반드시 발치
치료가 필요해요.
Q2. 나이 많은 고양이에게만 생기나요?
대부분 5세 이상 고양이에서 흔하지만, 어린 개체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요.
Q3. 영양제나 백신으로 예방되나요?
아니요. 예방제는 없어요. 다만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양치가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돼요.
치아흡수성 병변의 핵심정리
- 치아흡수성 병변은 고양이의 치아가 스스로 녹는 질환이에요.
- 통증이 매우 심하며, 진행되면 발치가 필수예요.
- 치료 후에도 고양이는 충분히 먹을 수 있고, 오히려 통증이 사라져 식욕이 좋아져요.
- 정기적인 치과 방사선 검진, 스케일링, 양치 습관이 재발 예방의 핵심이에요.
고양이가 사료를 떨어뜨리거나 입 주변을 만지면 피한다면,
그건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치아흡수성 병변의 구조적 통증일 수
있어요.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고양이는 통증 없이 다시 활발하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어요.
작은 이상 행동이, 고양이의 구강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에요.
